도시 열전 : 이천1

단상 Vorstelltung 2024. 11. 17. 10:18 Posted by 산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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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부 고속도로의 호법 인터체인지에서 나와 영동고속도로 강릉방향으로 갈 때 하이닉스 반도체의 타워로 대표되는 이천을 수없이 지나쳐 가기만 했었는데, 이곳에서 3개월 정도 살 기회가 있었다. 바로 이 반도체 덕분이었다. 평택의 반도체 공장 건설 현장에서 먼저 일하고 있었을 때 이천 하이닉스 현장에 관한 이런저런 얘기를 들었는데, 평택보다 수월하고 편하다는 것이었다. 평택은 현장 규모도 워낙 크고 일하는 사람들도 많은데다 규율이 심해서 감옥같다는 느낌이었다. 결론적으로 말하면 이런 분위기는 발주처인 두 거대기업의 사내 분위기에 기인하는 것으로 보이며, 환실히 이천 현장이 평택 보다 여러모로 편했지만 뭔가 답답한 것은 마찬가지였다. 하지만 지내보니 이천이 참 좋은 동네라는 인상이 들었고, 마침 그때는 경강선 전철이 들어서서 서울로 오고가기 편해진 시점이었다.

사전에 담당 팀장에게 받은 숙소의 주소지로 가기위해 터미널에서 택시를 탔다. 버스도 있었지만 짐이 좀 되서 택시를 잡았다. 아파트 숙소였는데 각 방엔 이미 먼저 온 사람들이 자리를 잡은 것으로 보여 비어 있는 거실에 내 짐을 풀었다. 당장 다음날부터 일하는 것은 아니고, 서류를 쓰는 일정이라 초저녁에 숙소 근방의 국밥집에서 반주를 하며 밥을 먹었다.

본격적으로 일을 하기까지는 일정에 문제가 생겨 며칠 늦춰졌다. 덕분에 시내로부터 3km 정도 떨어진 숙소와 현장, 그리고 시내를 택시와 버스, 도보로 오고가며 동네를 알아갔다. 자칫 일도 못하고 돌아가야하는 것은 아닐까하는 염려도 들었지만 정상적으로 일을 시작하게 되면서 임시거주자의 생활이 시작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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