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천강 : 가을 한 때

여행 Reise 2009. 11. 2. 08:53 Posted by 산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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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가족과 홍천에 다녀왔는데, 비온 뒤 휑한 농토에 남은 작물은 배추 밖에 없었다. 벼수확이 끝나고 이제 본격적인 농한기에 들어선 시기인지 농사꾼은 한 명도 보이지 않았다. 다들 어디로 간 것일까? 돌아오는 길에 팔봉산에 들러 늦은 점심을 먹은 후 홍천강을 둘러 보았다. 너른 개울처럼 물이 줄어든 맑은 강엔 송사리 떼가 빠르게 헤험치고 있었다. 아이는 아빠를 따라 강에 물장구를 치는 돌을 던지다 못해 돌을 집어 집까지 가져가 욕조를 개울로 만들었다.  

명문가로 통한다는 작가들이 글 잘쓰는 비법으로 한결같이 독서를 든다고 뉴스는 말한다. 여전희 새로울게 없는 얘기를 반복하는게 뉴스다. 잡스러운 도서로 가득찬 서고가 작가의 보물창고일 수 밖에 없겠지만, 남의 얘기를 개조해 빌려 쓰는 것이 작가적 글쓰기의 본령같지는 않다. 독서는 말할 필요없는 기본이다. 창조력이 결여될 수록 독서는 왕성할 수 밖에 없다. 그래도, 독서의 시간을 상대적으로 여유롭게 확보할 수 있다는 점에서 100만 부수의 작가에게는 부러운 점이 있다.

늦은 밤에 '초록 물고기'(1997)를 봤다. 데뷔작 같지가 않을 정도로 높은 완성도를 보이지만, 그래도 현란한 배우들의 덕을 어느 정도 본 것 같다. 한석규, 심혜진, 문성근, 명계남, 정진영, 오지혜, 송강호. '와이키키 브라더스'(2001) 보다도 현란한 이러한 배우들이 언제 다시 모일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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