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arch

'EIDF2009'에 해당되는 글 1건

  1. 2009.09.22 EIDF2009 : 구글 베이비

EIDF2009 : 구글 베이비

영화 Film 2009. 9. 22. 11:40 Posted by 산사람
반응형
널리 알려진 사실을 다큐로 보니 충격적이다. 영화의 내용은 시험관아기와 대리모를 국제적 네트워크로 연결한 신종 사업, 아니 신종 보따리(냉동배아를 담은 여행가방)사업에 관한 것이다.  감독은 인터뷰에서 세계적으로 확산되는 이 신종사업에 관해 어떠한 해석없이 그대로 보여줌으로써 이 사업에 맞는 윤리가 만들어지기 바란다고 했다. 불임부부나 독신, 동성애자들이 막대한 돈을 들여 자신의 정자나 난자, 혹은 기증자의 정자나 난자를 기증받아 인공 수정시킨 후 대리모에 이식 및 출산으로 아기를 받고, 미국의 난소 기증자는 이 돈으로 새집으로 이사해 집안 리모델링을 하고 새로운 총을 구입하며, 인도의 대리모는 이 돈으로 열악한 주거환경에서 벗어나 깨끗한 새 집을 산다. 분명 출산에 관한 기존의 방식이 의학기술의 발달로 급격히 사회적으로 변화되고 있음을 영화는 보여주지만, 그에 걸맞는 문화 내지 윤리는 자리를 잡지 못했음을 말한다. 불결해 보이는 인도의 병원에서  대리모로부터 마구잡이 절개로 아이를 뽑아내는 야만적 시술에 서슴치 않고 인도 여성이 뛰어들며, 남편은 이런 아내를 응원한다. 냉동배아에 관한 사업은 특히 이스라엘에서 많이 발달해 있다고 하는데, 이들은 백인의 건강한 난소를 인터넷을 통해 구한다. 마치 국제적 채팅싸이트처럼 이들은 외모와 나이, 건강상태를 인터넷으로 점검할 뿐만 아니라 기증자와 직접 화상으로 대화할 수도 있다. 앞으로 자연출산을 인공출산 및 대리모 출산이 대체할 전조를 영화는 보여준다. 국제적 계급관계 속에서 대리모 출산은 마치 장기 적출처럼 산업화된 것이다. 영화에서 냉동배아센터에 있는 연구원이 실린더에서 올챙이처럼 날뛰고 있는 있는 정자들 중에 제일 활동적인 정자를 고르는 장면이 있다. 인간 탄생의 처음과 끝을 이제 인간이 주도할 수 있는 세상이다. 그러나 이런 세상이 웬지 역겨워 보이는 것은 이런 사업에 대한 새로운 윤리가 없어서일까?  칸트는 <만물의 종말>에서 인간 삶의 연장은 악덕의 연장이라고 했다. 개인사적으로나 보편사적으로 인간 삶이 장구히 연장되는걸 낙관적으로 볼 수 없다는 것이다. 인공수정과 대리모출산으로 아기를 받은 선진국의 사람들은 입양을 하는 것보다 만족할 수 있을 것이며, 이 대가로 인도의 대리모와 미국의 난소 기증자는 경제적 향상을 맛볼 수 있다. 서로 득이 된다는데 밖에서 뭐라 말하기 힘들다. 그러나 밖에서 보기에 뭔가 불편한 이런 방식은 이 밖에서는 수용하기 힘들다는 점이다. 인터넷으로 대륙 저편의 난소 기증자의 신상을 검색해 선정하고, 헐벗은 인도 여성의 배를 갈라 얻어 수송된 아기를 달갑게 받을 수 있는가? 아이가 문제가 아니라 과정이 문제인가? 돈벌이로 사업화된 방식의 문제인가?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