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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9.10.18 예산에 다녀오다

예산에 다녀오다

여행 Reise 2009. 10. 18. 00:03 Posted by 산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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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산 오감면에 있는 옹기 산지를 다녀왔다. 그 주변에 있다는 추사 김정희의 고택도 방문한다기에 카메라를 준비하려고 했었는데, 막상 준비를 못하고 가다보니 글이라도 남겨야 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익히 알려진 옹기 산지라고 예상했지만, 전시관에 들르니 마치 관공서같다. 전시관 정면에 구어지기 전 상태의 항아리에 '이명박'이 새겨진 사진이 전시되어 있다. 옆면엔 김종필과 찍은 사진이 전시되어 있다. 그러나 막상 항아리를 빗고 있는 명장의 얘기를 듣고 보니, 이 분의 스케일이 가히 우주적이다. 시효에 따라 인사발림으로 요동치는 정치권은 이분의 배경일 뿐이다.

솔직히 나는 우리 일행이 전시관과 생산시설을 둘러 보고, 명장이 작업하는 공방에 들렀을 때, 물레을 돌리며 명장이 작업하고 있는 모습이 혹시 쇼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전시관의 전시가 그런 오해를 불러 일으킬 수도 있다. 그러나 그 분이 하는 얘기와, 얘기가 끝난 후 우리가 실습을 하고 나서, 그분이 하던 항아리 작업에서 보이지 않던 항아리 끝의 공정이 끝나가고 있음을 봤을 때, 쇼는 아니라는 확신이 들었다. 말과 행위의 일치다.

올해 칠순을 넘긴 명장은 이미 옹기에 관한 박사급이 아니라 옹기에 의한 철학자 같았다. 흔히 '흙에서 태어나 흙으로 돌아간다'는 말이 그냥 나온 말이 아니다. 오랜 세월 썩거나 화장을 하면 인간의 신체가 흙으로 돌아 가는데, 이런 흙이 옹기의 기본이다. 그래서 명장은 옹기는 인류 보편의 시원적 문화라고 한다. 신석기 시대 부터 옹기는 살림이라는 생활사의 수단일 뿐만 아니라 인간 최후의 장례에도 이용되었다. 이런 옹기의 원리가 우주복에도 활용된다고 한다. 굳어진 흙이라는 경화된 입자에 통풍이 가능한 것은 세라믹의 원리의 비슷하다. 세라믹은 철과 달리 조건에 따라 전류의 흐름을 바꿀 수 있는 인위적인 가변성이 있기 때문이다. 

이후 들러본 김정희의 고택은 조잡한 감이 들었다. 고택 주변에 추사의 묘와 더불어 증조부의 묘가 조성되어 있는게 이상하다 했는데, 알고 보니 증조부 김한신의 처가 영조의 딸이며, 이 사람의 열녀문이 그 주변에 조성되어 있어 관광자원화된 것으로 보인다. 19세기 초반의 사람인 김정희가 남긴 건 글씨 말고 다른게 있나? 그래도 그 주변이 마치 남도의 이름없는 시골처럼 한없이 한적한 체로 남아 있는 게 새삼 신비롭다.

어떻게 보면 사진은 강한 시차의 고착이다. 내가 본 순간은 사진으로 인해 타인의 시간으로 고정된다. 사진을 잘 찍는다는 것은, 이런 고정이 없는 것이다. 나는 사진을 찍으면 안된다.


*참고자료(홈페이지 참조)

■ 전통옹기의 특성

▪ 성형상의 특성

옹기의 성형기법은 타렴질과 수레기법이 있다. 옹기의 성형기법 중 다른 나라와 다른 특징은 수레질이라 할 수 있다. 역사적으로 수레질은 철기시대로 보고 있다. 선사시대의 186cm의 대형 옹관이 출토되고 기물의 안과밖에 도개와 수레자국이 있는 것으로 보아 이 시점부터 수레질을 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타렴질로 해서 기벽을 쌓은 후 수레질로 그릇을 만드는 기법은 가장 단시간 내에 큰 기물을 효율적 으로 만들 수 있는 기법으로 다른 나라의 수레질과는 큰 차이점과 발전 형태를 보이고 있는 것이다.

 ▪ 실용성.통기성

예로부터 옹기는 숨을 쉰다고 알고 있다. 실제 편광 현미경으로 관찰을 할 경우 적당한 크기의 석영 입자가 많이 있고 그 사이에 아주 작은 입자들의 틈이 형성이 되어 있다고 한다. 이 작은 틈들은 옹기가 숨을 쉬게 하는 통로가 되며, 크기는 1-20마이크로 크기로서 그보다 작은 0.00022 마이크로의 산소는 쉽게 드나들 수 있으나 이보다 2000배가 넘는 물의 입자는 내부로 침투 되거나 밖으로 나올 수 없다고 한다. 다만 산소보다는 크고 물보다는 입자가 작은 소금이나 설탕은 밖으로 나올 수 있다고 한다.

▪ 방부성

옹기에 쌀이나 보리, 씨앗을 담아두면 다음해까지 썩지 않는다고 한다. 이는 옹기를 가마안에 넣고 구울때 발생되는 탄소알갱이가 방부성을 갖게 한다고 한다. 또한 잿물유약에 들어가는 재도 썩지 않게하는 방부성의 효과를 준다고 한다.

▪ 쓰임새의 다양성

옹기는 귀족들이 사용하던 청자나 백자와는 달리 서민들의 실생활에 부담없이 집안 곳곳에서 다양한 용도로 사용되어 왔다. 장독대,부엌의 물동이, 곳간의 저장용기에서부터 시작하여 신앙용, 의약용, 악기, 건축용재에 이르기 까지 우리의 생활에 폭넓게 자리하고 있었다.

 ▪ 자연으로의 환원성

우리가 쓰는 그릇중 옹기는 자연에 가장 가까운 그릇이라 볼수 있을것이다. 야산에서 얻어지는 옹기 흙에 나뭇잎이 썩어 만들어진 부엽토와 재로 만든 잿물을 입혀 구웠기 때문에 우리 몸에 전혀 해가 없다. 옹기는 조심스레 사용을 하면 백년 이상 사용할수 있으나 사용시 깨지게 되면 그릇의 성분이 자연 그대로 이기 때문에 쉽게 흙으로 돌아가게 된다.

 ▪ 정수와 온도 조절기능

액체를 담았을때 잡물을 빨아들여 기벽에 붙거나 바닥에 가라앉게 만들어 물을 맑게 한다. 옹기의 기공이 수분을 빨아들여 밖으로 기화시키면서 열을 발산해 그 속에 담겨있는 물을 항상 시원하게 해 주며, 오랜 기간동안 물이 냣지 않게 한다.

► 생산과정
 1. 흙준비 : 수비(본밀 기계를 통해 고운 흙 채취) ➠ 수분제거 ➠ 일정크기로 절단
    - 전통방식은 물에 흙을 풀어 침전시켜 고운흙을 채취함.

 2. 성형 : 석고 틀에 넣고 다짐(석고 틀은 대량화에 따라 필요한 공정임) ➠ 물레에 올려놓고              겉면을 다듬고 손잡이를 붙인다.
    - 수작업이라 작업자에 따라 모든 모양이 같을 수 없음.

 3. 건조 : 너무 건조시키면 구울시 유약이 갈라지므로 꾸득할 정도로 건조)

 4. 유약 바르기 ➠ 건조
    - 유약작업은 수작업으로 이뤄지고 손을 잡은 자리에 유약을 덧발라 주어 자국이 생기고, 유약이 흐른 자국이 남아 있을 수 있음.(자연스러운 현상)

 5. 굽기 : 가스이용(일정온도유지). 평균 1,250℃에서 20시간 / 큰 옹기의 경우 48시간
    - 나무를 이용한 전통방식은 온도편차가 심하고 구워지는 정도가 일정치 않아 생산이
      어렵다. 나무 이용시 일주일정도 불을 집혀야함.

  ※ 천연유약: 소나무가지재+콩깍지재+약토를 일정비율로 섞어 6개월~1년 삭힘
               ➠ 체에 걸러냄
  6. 포장 : 색상이 최대한 같은 본체와 뚜껑을 맞춰 포장한다.

► 질의응답

 1. 옹기는 흙으로 빚어 만들고 고온에서 가공하므로 다양한 용도로 사용이 가능하고           1,200~1,300℃에서 구워 렌즈에도 사용이 가능하다.  내열옹기류는 사용하는 흙의 종류가 다른 고가의 흙이다.  옹기류는 도자기와 달리 수레기법을 이용하여 대형작업이 가능하다.
 
 2.  광명단은 납성분이 들어있어 800~900℃에서 녹아 고온이 필요치 않고 색상과 광택이
     동일하게 생산이 가능하나 해로운 성분과 저온에서 구워 옹기 본연의 특성이 현저히
     떨어진다.

 3. 옹기의 색상이 다른 이유는?
   - 잿물의 농도차이 - 묽음 : 검은색  / - 진함 : 연두빛
     나무탄재만 사용할 경우 연두빛 이나 노란빛이 남.
     붉은 무늬 : 잿물이 마른 후에 손으로 무늬를 넣으면 그 부분이 유약 차이로 붉은빛은 띰.

 4. 김치냉장고에 들어가게 사각 옹기는 재작하지 않은지..?
   - 사각의 경우 성형 자체도 어렵고 공기 순환도 원활하지 못해 옹기 자체의 특성이 발휘
     되지 못함.

 5. 흙은 어디서 구하는지?
   - 현지 조달 하고 부족분은 김제와 산천에서 조달한다. 한가지 흙으로 만들지 않고 여러
     흙을 섞어 사용한다.(흙의 특성과 잿물과의 융화도도 다르고 열에 대한 성질도 달라       용도에 맞게 섞어 사용한다.)

 6. 사용 시 주의사항
   - 옹기는 설탕이나 소금기가 겉으로 뿜어져 나오므로 주기적으로 닦아줘야 한다.
     이렇게 사용하다 보면 뿜어져 나오는 것은 감소한다.
   - 설거지 이후 물을 담아두었다가 햇볕에 말려 사용하여야하며, 사용하는 빈도에 따라
     다르지만 흙으로 빚은 것이라 영구사용은 어렵다. (설거지나 취급 시 발생하는 작은 충격 등에 의해 미세한 금이 생길 수 있어 장기간 사용이 어려울 수 있다.)
   - 냉장보관 후 바로 불에 올리면 큰 온도차에 의해 금이 생기거나 파손될 수 있다.
   - 옹기는 유해한 성분을 흡착한다. 식수용기로 사용할 경우 주기적으로 내부 겉면을 닦아        사용 하고 물은 떠먹는 것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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