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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49호 품목의 경매

책들 Bücher 2010. 2. 11. 13:24 Posted by 산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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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Crying of Lot 49, 토마스 핀천, 김성곤 역(민음사, 2009). 음모론과 정보이론이 결합된 고전 소설로 알려져 있지만, 이미  움베르토 에코의 『장미의 이름』 혹은 『푸코의 추』, 그리고 영화 매트릭스에 익숙해 있으며, 이른바 포스트모더니즘에 진력이 나버린  21세기 초반엔 진부한 감이 있다. 이 소설이 출간된 1966엔 상당한 반향을 일으켰다고 한다.

1960년대 미국 서부 연안에서 자아분열의 이상을 감지한 시대적 촉수는 비공식 우편제도를 중심으로 전개된다. 핀천은 인터넷 시대를 예감했을까? 공식 우편망을 마비시키려는 트리스테로라는 비밀조직은  오늘날엔 해커로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별 감흥없이 빠른 속도로 무미건조하게 읽어나가기 좋은 소설같다. 이 소설의 주제와 분위기에 어울리는  철학작품을 꼽는다면 가따리와 들뢰즈의 『천 개의 고원』일 것이다.
 
『제 49호 품목의 경매』를 반납하고 스탕달의 『파르마의 수도원』2권을 빌려 읽으면서 드는 생각은, 이 '수도원'의 주인공들이 나르시즘에 빠져 있다는 느낌이다. 18세기형 인간의 특징인지도 모르지만, 월리엄 포크너나 토마스 핀천의 작품에서  이런 나르시즘은 붕괴된다(이런 점은 다자이 오사무도 마찬가지다). 철학도 하나의 거대체계로서 헤겔에 이르러 종점을 찍듯이, 근대인의 열정과 자아도취도 이제 빛바랜 시대의 유산으로 남는다.   

마지막으로 역자 해설에서 숫자 49와 관련된 설명이 나온다. 49는 제자들이 예수의 재림을 기다리는 오순절 전날이나 죽은 자가 현세와 영원히 작별한다는 사십구제 처럼, 어떤 완전함, 결단을 기다리는 유예상태라는 의미다. 이런 점에서 또한 이 소설은 6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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