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ofanphilosophie

아마도 G. 짐멜의 『돈의 철학』으로 기억되는데, 짐멜은 전쟁에 대한 평화적 대안으로 가상의 전쟁을 제시한다. 실제 전쟁시 발생하는 막대한 인적 물적 파괴를 감수하기 보다는 전쟁을 하려는 당사국들의 전쟁 수행력에 대한 계산결과를 근거로 해서만 승패를 가르자는 것이다. 하지만 다른 부문에서도 그렇지만, 전쟁 당사국과 연관된 주변국의 이해관계가 복잡한 상황에서도 이런 계산에 한계가 있다. 예를 들어 현재 이라크에서 정부군과 대치중인 수니파 반군의 전투 수행력은 이라크 정부군(시아파), 이란, 미국의 연합에 비해 객관적 물리력에서 열세인데도 수니파 반군이 순순히 물러서지 않는다. 북한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정치,경제,외교에서 북한은 위기상황에 있지만 북한의 배후엔 중국이 있고, 그리고 북한은 미국 서부를 강타할 수 있는 핵무기 발사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짐멜의 구상이 현실화되려면 먼저 국제법상 전쟁에 의한 인명 살상이 반인륜적 범죄로 규정되어야 한다. 이렇게 된다면 개별국가에서 군대의 보유라는 것도 있을 수 없다. 코스타리카에는 군대 조차도 없다지만 일본은 전쟁수행이 가능한 군대를 보유하려 한다.

인간이 자신의 욕망실현을 위해 타인을 죽일 수도 있는 도구로 위협하는 것이 반인간적이라면 인류가 자신의 목적을 위해 동족을 똑같이 위협하는 것은 반인륜적이다. 전쟁에 대한 열광을 스포츠가 일부 흡수/대체한다는 설에 더해, 스포츠 자체를 전쟁의 완벽한 대안체제로 삼는 길은 전쟁없는 세상을 만들기 위한 방안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