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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소설 입성

문학 Literatur 2010. 9. 13. 11:27 Posted by 산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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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0월부터 읽기 시작한 세계문학 독서를 지난 주부터 중단했다. 거의 격주간으로 도서관에 가서 민음사판  세계문학코너에서 책을 골랐는데 더이상 소설책에 손이 가지 않았다. 과학과 심리학, 철학 쪽에 구미가 당기는 책들이 있긴 했지만, 도서관에서 죽치고 앉아 읽으면 모를까, 대출해서 전철이나 집에서 읽기엔 부담스러웠다. 그래서 지난주에 대출을 안해서 오랜만에 집에 있는 책을 읽기 시작했다. 작년 가을에 카프카의 소설로 넘어가는 계기가 된 조르조 아감벤의 『호모 사케르』를 전철 독서용으로 다시 들었다. 지난 주말에는 집에서 거실 바닥을 구르며 홉스봄의 『자본의 시대』를 짚었다. 역시 이름값 하는 책이다. 그러다가 어제 오후 산책을 나갔다가 와부 도서관에 들렀다. 산책길의 전환점이 도서관인데, 참새가 방앗간을 그냥 지나치지 못한다는 말이 이 경우다.  문학 쪽 서가를 두리번 거리다, 구효서의 『오남리 이야기란 책을 발견했다. 작가가 보안법 위반으로 수감중인 동료 작가 김하기에게 보낸 서한집인데, 작가가 집필을 위해 칩거해 들어간 오남리에 관한 얘기들이 나온다. 같은 남양주라서 호기심도 들었지만, 예전에 나도 이곳으로 집을 알아보러 두어번 가본 적도 있어서 마음이 동했다. 서울 집을 나와 혼자서 경기도 산골의 허름한 아파트에서 살림을 하며 글을 써 나가는 생활을 작가는  친구의 수감생활과 비교하는데, 간수들이 간밤에 죄수들을 살피는게 오히려 부럽다고 말한다. 혼자 자다가 가위라도 눌리면 아무 도움없이 그냥 갈 수도 있지만, 감옥은 이런 점에서 좋지 않겠냐는 거다. 친구를 위안하기 위한 별스러운 발상이지만, 은근히 그런 생활을 즐기는 작가의 즐거운 불평같다. 부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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