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IDF : 시골순회재판

영화 Film 2008. 9. 29. 13:33 Posted by 산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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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문을 듣고 어제 제대로 한편을 봤다. 저녁 9시 뉴스가 끝나는 시점에 매일 EBS에서 다큐가 방영된다는 점을 알았지만 볼 만한 여력이 없었는데 어제 암스테르담에서 무슬림 사원 축조에 대해 다룬 다큐를 잠깐 보다가, 중국에서 촬영된 순회재판편을 봤다. 특이하고 놀라운 점은 이들의 판결이 아니라, 교통 사정이 열악해 나귀에 국가 휘장과 플랭카드를 메게 하고 세 명의 재판관과 1명의 서기관이 70여 곳에 흩어진 시골 구석구석을 말그대로 순회재판을 위해 이동하는 과정이다. 중국이라는 나라의 특성상 그렇게 할 수 밖에 없다고 하더라도, 한국같은 상황에서는 상상도 할 수 없는 광경이다. 이미 한국의 시골에서는 의사도 없어서 도회지로 나가야 치료를 받을 수 있을 정도인데, 재판이야 오죽하겠는가. 재판관의 태도도 마치 동네 사람의 싸움을 중재하는 정도의 역할로만 나오고, 가급적 판결은 피하고 합의안을 유도한다. 이런 역할을 보증하는 것은 그들이 힘겹게 옮기고 다니는 국가 휘장과 플랭카드이며, 이들의 이동과정이다. 한창 중국산 먹거리로 문제로 중국의 국가 위신이 추락하는데, 시골순회재판은 인민에게 밀착해 있는 중국의 새로운 면모를 보여 준다. 나쁘게 말하면 국가가 인민의 생활 곳곳에 침투해 있는 것으로 보이지만, 일상에서 진행되는 사법 서비스라는 측면에서 국가의 역할이 긍정적이라고 볼 수도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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