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응형
앞부분은 못보고 중간에는 졸면서 봤다. 케네스 브래너가 주연, 각색, 감독을 한 영화. 대사를 핵심으로 하는 연극적 특색을 최대한 살리면서 역사 해설가같은 나래이터가 등장하는 형식의 작품이다. 프랑스인이 이 영화를 본다면, 아무리 역사적 사실에 근거한 셰익스피어의 원작에 충실했다 해도, 기분 나빠할 수 있는 우국주의적 장면이 있다. 마치 임진년 일본의 침략을 받은 조선민의 경우처럼. 그런데 사실 근세시대엔 영국과 프랑스 뿐만 아니라 유럽 대부분의 왕실들은 타국의 귀족과 왕족의 복잡한 관계망으로 얽혀 있어 사정이 동북아의 고립국들과 다르다. 특히 마키아벨리가 『군주론』에서 밝힌 바, 이탈리아의 경우에는 가장 끈질기고 더 극심하게 외세 제후들의 이해관계에 시달려야 했다. 왕조들의 싸움에 백성은 속수무책 동원되고, 어린 시절 도둑패 틈에 끼어 망나니 짓을 했던 헨리 5세(1387/1413~1422)는 당위와 명분을 위해 이 과거의 친구들과 결별한다.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