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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아침마다 눈을 떠서 창 밖을 바라보면 거의 매일 3층 공동주택의 지붕에 눈이 쌓여 있다. 12월 초에 이곳에 이사오면서 봤던 우중충한 기후의 징후는 계속되고 있다. 에어푸르트를 떠날 때만 해도 좋은 날씨였는데 고지대인 카셀로 들어서자 잔뜩 흐린 날씨가 기다리고 있었다. 며칠 전에 서남 쪽으로 140km 떨어진 프랑크푸르트에 가면서도 변화무쌍한 날씨를 볼 수 있었고, 프랑크푸르트는 화창했다. 카셀에서 하루종일 화창한 날은 40여일 중에 단 하루였고, 매일 흐린 날씨에 가끔씩만 햇빛이 쏟아졌다. 날씨 얘기나 하고 있을 처지는 아니지만, 카셀의 날씨처럼 적막하고 답답한 일의 진행을 겪으며 뭐라도 해보자는 의지도 약화되었다. 최종적으로, 마지막으로 할 수 있는 결정은 귀국일 것이지만, 그 전에 조금더 기다려보자는, 초조해 하지 말고 두고 보자는 정도의 심정이다. 원래부터 답답한 독일의 행정처리의 진행은 코로나로 더 악화된 지경이라고 해야 할 것이다. 인심도 역병 앞에선 박해질 수 밖에 없는 현실이겠지만, 한국처럼 요란하지는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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