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알배송보다 소중한 것

주장 Behauptung 2025. 6. 20. 06:38 Posted by 산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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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은 물론이고 전국 방방곡곡으로 골목상권이 비어가는데다 대형마트도 고전중이라고 한다. 그 사이에 무슨 일이 일어났는가? 쿠팡과 같은 인터넷 쇼핑몰의 물류망은 더욱 규모화되고 치밀해졌다. 한밤중에 동네 구석구석으로 쿠팡맨들이 흟고 지나가니 한낮에 상가로 갈 일이 없어진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자나깨나 핸드폰을 쥐고 있는 세상에 손가락으로 흟기만 해도 다음날 아침 물건이 도착한다. 또한 전국민의 최대 주거지이자 최대 선호지인 아파트는 문전 배송에 최적인 주거형태이기도 하다.

주식시장과 마찬가지로 내수시장도 어차피 주어진 수요한도에서 업종별 경쟁적 편차가 발생한다. 즉 주어진 파이를 놓고 공급자들이 각축한다. 늘상 얘기되어온 경기침체 외에 인구소멸과 고령화를 제외하고 보면, 현재의 내수시장의 침체는 산업의 내부적 변동요인이 크다. 이것은 자연적인 과정이 아니라 인위적 편중이고 규제의 필요성을 제기하는 문제다. 예를 들어 일요일에도 일해야 하는 대형마트의 노동자를 보호해야한다면, 심야에 배송해야 하는 노동자도 보호해야 한다. 소비자 편리라는 명분으로 역시 소비자인 노동자의 기본권을 외면하는 사업방식은 고전적 착취의 잔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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