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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요일에 사무실 확장 공사로 자리 정리를 위해 나와야 했다. 장충동 거리는 그래도 어느 정도 사무실이 모여있는 곳이라서 직장인들이 빠져나간 주말에는 산속의 절간 같다. 낮에는 결혼식 때문에 대구에 가는 가족을 서울역까지 바래다 주었다가 장을 보고, 집에 들렀다 바로 사무실로 나갔다. 북부간선을 타고 광화문을 거쳐 서울역, 옥수동, 구리, 남양주, 그리고 장충동까지. 모처럼 홀가분한 주말이라 일을 끝내고 선배를 만나려고 했는데, 약속이 취소되어 동네 친구들과 약속을 잡았다. 오후 5시부터 사무실 정리에 들어 갔는데 주도하는 몇몇 사람은 8시가 넘도록 집에 갈 생각을 안한다. 내가 나서서 서둘러 종료하는 분위기를 만들고 나서 빠져 나왔다. 용마산 역 쪽으로 이사를 한 친구의 가게 앞 유황오리 집에서 오랜만에 만난 이들과 단맛의 소주를 마셨다. 유진 오닐의 『밤으로의 긴 여로』에서 메리는 남편 티론에게 집에 있기 보다는 밖에서 친구들과 술마시는 걸 좋아한다고 불평한다. 불평할 사람이 없는 밤에 마시는 술은 마치 밀주같다. 자정으로 넘어가는 시간에 버스를 타고 도심 밖으로 넘어갔다.
이날 만난 친구 중 하나는 중학교, 고등학교 동기인데, 한창 술마시더니 나 때문에 내신등급이 깍였다고 얘기했다. 같은 반이었던 고 3 때 나는 출석체크 담당이었는데, 농땡이 치기를 즐기던 이 녀석의 출석을 칼같이 체크했기 때문이란다. 그때 이 친구 보다 더 심하게 학교에 나오지 않던, 막나가던 동급생이 있었는데, 차마 이 친구에게는 출석 체크를 엄격하게 하지 않았던 것 같다. 졸업을 못할 수도 있어서. 놀려면 이렇게 놀아야지, 드문 드문 학교를 빼먹어서는 육질의 평가마냥 등급의 줄세우기로 아직까지 술안주를 삼는다. 그래도 미안한 생각이 들어서인지 술값은 내가 냈다.
이날 만난 친구 중 하나는 중학교, 고등학교 동기인데, 한창 술마시더니 나 때문에 내신등급이 깍였다고 얘기했다. 같은 반이었던 고 3 때 나는 출석체크 담당이었는데, 농땡이 치기를 즐기던 이 녀석의 출석을 칼같이 체크했기 때문이란다. 그때 이 친구 보다 더 심하게 학교에 나오지 않던, 막나가던 동급생이 있었는데, 차마 이 친구에게는 출석 체크를 엄격하게 하지 않았던 것 같다. 졸업을 못할 수도 있어서. 놀려면 이렇게 놀아야지, 드문 드문 학교를 빼먹어서는 육질의 평가마냥 등급의 줄세우기로 아직까지 술안주를 삼는다. 그래도 미안한 생각이 들어서인지 술값은 내가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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