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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년 겨울, 평택 반도체 현장에서 수장 일을 3개월하고 다음해 2월 전기팀으로 옮기면서 만난 팀장과는 이후 끊어질듯 하다가 끈질기게 이어지는 인연을 아직도 희미하게 이어가고 있다. 자기 말로는 영화에도 단역 악당으로 한번 출현했다고 하는데, 생김새는 과연 그럴듯한 거구의 거친 인상에다 입담도 사납지만 나름 논리적이고 속정도 깊은 사람이었다. 아무튼 이 팀장 덕에 평택 곳곳은 물론 동해까지 놀러가서 술마시고 보낸 추억이 선명하다.
날씨가 점점 따듯해지고 해도 길어져 가는 시기에 이 전기팀에서는 그 바쁜 현장에 연장근무가 없다시피 했다. 연장이 없으면 주 4일이나 5일 연장이 있던 수장일에 비해 수입이 약 30%가 줄어든다. 그때 일했던 전기팀은 가설팀으로, 건설중인 반도체공장에 본전력선이 들어오기 전에 임시적으로 쓰이는 전력선을 설치하고, 이후 본선이 들어오면 가설된 선을 철거하는 것이 주임무였고, 중간중간에 가설등을 설치하고 철거하는 일 외에 단거리 포설 등 이런저런 잡스러운 일도 있었고 레이스웨이라고 불리는 임시 대량 등기구 설치일도 했지만, 본전력선을 기차길처럼 받쳐주는 구조물을 설치하는 트레이팀처럼 물량을 처내는 일이 아니라 연장근무가 좀처럼 없었다.
이렇다 보니 술좋아하는 팀장이 주도하는 술자리가 빈번했다. 연장근무가 없어 팀원들도 팀장도 주머니 사정이 넉넉하지 않았지만 술마실 시간적 여유는 많았던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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