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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일러가 속을 썩인다. 예전에 살던 집들에서도 한파에 여지 없이 보일러가 문제를 일으켰었다. 어제 물이 나오지 않는 온수 수도관을 모두 개방하고 작동하지 않은 채 이상 점등만 하는 보일러의 코드를 뽑아 여러차례 재부팅하는 등 동분서주를 하는 가운데 불렀던 AS를 취소할 수 있을 정도로 보일러가 정상작동으로 돌아갔지만 보일러 내부에서 물이 세는 증상이 계속되자 다시 AS를 요청해야 했다. 그래도 간단한 부품만 교체하게 되서 다행이다. 별일 아니지만, 추운 날씨에 보일러가 제대로 돌아가지 않는 것은 상당히 불편한 일이다.
요즘 <신곡 : 연옥편>을 보고 있다. 지옥편에 비해 다소 신앙적인 채색이 더욱 강해진 느낌인데 천국편으로 갈수록 더 짙어질듯 하다. 어둠 속에서 탄생한 지옥편이 더 흥미로왔던 것이 아닐까. <신곡>을 통과한다면, 살이 있는 위대한 시인을 이끄는 사후의 불후한 시인 베르길리우스의 <아이네이스>를 피해갈 수 없겠다. 그런데 재미있는 것은, 호메로스의 <오디세이>의 주인공이 재능의 과신이라는 죄목으로 지옥편에 있다는 점. 또한 단테에게 베르길리우스가 호메로스 보다 더 깊은 영감은 준 것은 두 서사시의 방향설정(정신의 고향 대 육체의 고향)에도 원인이 있지만 탐욕으로 갈가리 찢어진 고국 이탈리아의 근원에 대한 동경도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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