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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엄이 발생한지 54일 지나서야 주모자에 대한 구속기소가 이뤄짐에 따라 내란사태는 형사법정에서 종식의 수순을 밟아가게 됐고, 속도가 붙을 헌재의 탄핵심판절차와 함께 본격적인 조기 대선 레이스에 시동이 걸리고 있다. 무도한 폭도들의 정변시도에 위협받고 정지될 뻔 했던 민주주의 체제가 정상적으로 작동하는데 두 달에 가까운 시간이 걸린 것이다. 계엄사태 당시와 주모자의 2차 체포 당시에 불상사가 벌어지지 않은 것은 다행스러운 일이었으나, 그 사이에 내란사태와 별개로 무안국제공항에서 여객기 대형참사가 있었다.
대통령 한 사람이 바뀐다고 세상이 달라진다고 할 수는 없지만, 시민적 삶의 기반에 부정적이든 긍정적이든 어떤 다른 사회적 요인보다 더 강력한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권력을 집행하는 일인을 선출하는 한국의 대선은 총선과 함께 중대한 정치 일정이다.
대통령 때문에 한 국가가, 한 사회가 몰락할 수 있거나 번영할 수 있다는 것은 유권자의 책임영역을 떠나 그렇게 안정적인 민주적 작동이라고 보기 어렵다. 국민의 삶에 유의미한 영향을 미치는 정책의 실현을 위해 자신의 책임과 권한을 헌법적 틀에서 행사할 수 있도록 대통령을 견제하고 감시하는 일은 비단 국회와 언론, 사법부 뿐만 아니라 주권자의 의무이기도 하다. 윤이 남긴 뼈아픈 교훈은 바로 이런 사소한 상식일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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