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셀에서의 생활
코로나 시대에 생존전력은 집에 잘 붙어 있을 수 있고, 가능하다면 집에서 수익활동을 할 수 있어야 한다는 점이다. 더군다나 외국에서, 그것도 정식 비자가 나오지 않은 상태에서 언어도 잘 안되는 상황에서는 더욱더 그런 필요성이 절박해 지지만 딱히 뭘 해야할지 막막하기만 하다. 다시 1년만에 독일에 온지 두 달이 되어가는 상황에서 그 사이 한국에서 했던 일을 여기서 잠시 할 수 있었던 며칠 간의 시간을 제외하면 유트브로 옛날 드라마나 보는 것이 그나마 소일거리가 되지만, 이것만 보면서 무력하게 있을 수는 없는 노릇이다. 하지만, 오랜 시간 전에 이따끔식만 스치듯 보던 유명한 드라마들을 다시 보는 재미는 상당하다. 그만큼의 대가를 광고를 보며서 치뤄야 하지만. 결국 코로나 시대에 끝까지 살아남는 것은 콘테츠와 이것의 전달이다. 전달이라는 것은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포괄한다. 집에서 일을 할 수는 있지만 집에서 먹고 마시는 일은 실물의 전달이 필요하다는 의미에서다.
얼마 전에는 이베이 소광고에 작은 구직 광고를 올린 적이 있다. 전등설치와 이사보조 2건을 올렸는데, 이사쪽에 문의가 있었다. 하지만 내가 차가 없다고 하자 아무 반응이 없었다. 할 수 있는 일 내지 팔 물건과 적정한 비용협상으로 거래가 이루어진다면 이것도 일종의 전달행위이다. 서비스 내지 물품이 사전 협상을 통해 전달될 수 있는 것이다.
한국의 코로나 확진자가 연일 천 명 대에 들어서면서 안그래도 시끄러운 나라가 더 소란스러워지는 국면이다. 이에 더해, 이미 백신접종이 일부 국가들에서 이뤄지고 있는 상황에서 한국의 경우 백신 수급 상황 자체도 아직 확정적이지 않다. 두 자리수에서 세 자리수로 확진자가 늘어나도 안달을 낼 정도로 K방역이란 이름 아래 확진자의 동선을 추적해 문자로 서비스해 주는 방식의 인질적 방역에 치중하던 예전의 상황에서 백신의 필요성은 간과된 것일 수도 있다. 이제 그 대가를 치루는 것인가? 계절적 요인을 생각한다면, 이곳과 달리 한파가 몰아치는 겨울을 넘기는 것이 문제다. 백신 없이 원시적 감시체계로 제어할 만한 수준으로 확진자 수가 떨어질 봄을 기다려야 할 상황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