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사람
2019. 3. 10. 12: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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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초에 실행하려던 일상의 변화가 여러가지 사정상 지연되면서 새로운 모험에 대한 냉혹한 전망이 오히려 가중된다. 극복할 수 있다고 자신하면서도 어느 순간엔 잘 할 수 있을까 하는 불안 심리다. 다른 일에서도 그렇지만, 먼저 서두르면 금물이라는 것은 유효한 심리 전술이다. 다급할 때 조급할 수 밖에 없지만, 그럴수록 더 면밀히 상황을 직시하고 빠른 판단을 해야 한다. '천천히 서둘러라'는 모순 문장은 동일한 의미의 다른 표현이다.
느릿느릿 읽고 있는 실로네의 <빵과 포도주>의 맛이 포도주처럼 익어간다. 연로한 스승과 도망다니는 제자, 돈 베네데토와 돈 파울로의 짧은 만남은 꼭 만나야 하는 사람들이 이렇게 밖에 볼 수 없다는 것을 알려준다. 저마다 바쁜, 혹은 제한된 시간의 굴레에 있기 때문이다.
일과 일하는 지역이 바뀌면서 한달에 한 두 번 일요일 근무를 선다. 세 번째인데, 세 번 다 다른 일들이 펼쳐진다. 어디 하루가 같은 하루가 있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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