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사람
2012. 10. 20. 20:20
반응형
오늘 탈핵집회가 열리는 청계광장에 다녀왔다. 문재인 대선 후보에 이어 심상정 대선 예비 후보가 연단에 섰는데, 연설능력으로 봤을 때 문후보는 오히려 심후보 보다 못한 인상이 들었다. 탈핵이라는 주제는 사안의 중요성에 반해 대선에 뛰는 후보들이 선뜻 대중에게 다가설 만한 주제가 아니라서 그런지, 문호보는 탈핵 에너지 정책에 관해 공약식으로 정리된 몇장의 성명문을 대독하는 방식으로 연설을 했다-안철수 후보는 탈핵집회에 공감하지만 참석못해 미안하다는 전갈만 남기고. 반면 뭔가 잔뜩 설명이 필요한 듯한 당소속의 심후보는 탈핵을 주제로 이야기를 시작하면서 그와 상관없는 예의 주제로 연설을 풀어가면서도 호소력이 짙었다. 고전적으로 정치가는 자신의 연설에 승부수를 두는 것이 때로는 운명을 좌우할 수 있다는 가능성이 아직도 성립한다면, 뭔가 설명이 잔뜩 필요한 듯한 '진보정의당'의 심상정은 문재인 보다 탁월한 정치인같다. 연설은 탁월한데 정치 행보는 그런 모양일 수 밖에 없다는게 서글픈, 흐린 찬바람을 몰고온 가을날 풍경이다.
의회정치에서 양강구도는 운명적이다. 다수당을 차지야해 원활한 의결권을 행사할 수 있된다는 점에서 하나의 구심축이 생긴다면, 이런 구심축을 깨야할 세력도 세를 모여야 하니까. 캐스팅 보트는 양강구도에 기생하는 세력인데, 명줄을 늘이는 충남도당, 정치사망선고를 당한 민노당(통진당)에 이어, 여전히 캐스팅 보트를 쥐고 싶어하는 '진보정의당'...이름은 참으로 정의롭다.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