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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

단상 2012/05/14 17:53 Posted by 산사람

지난 금요일 초저녁, 거의 20여 년 만에 내가 나온 고등학교를 둘러 봤다. 운동장 한 켠을 차지한 신축건물에도 불구하고 학교란 공간은 여전히 괴괴했다. 사람이 없는, 그 당시 우글우글 대던 발랄한 청춘들이 더이상 보이지 않는 학교는 폐교나 다름없다. 학교를 벗어날 쯤, 회식장소로 모셔가기 위해 미니버스가 선생들을 집어 삼킨다.    

 

 

 

              이른바, 도서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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밭을 갈다

단상 2012/05/06 19:28 Posted by 산사람

이웃의 도움으로 올 한 해 붙일 수 있는, 10여 평 규모의 밭떼기를 갈고 왔다. 길이가 약 30 미터, 너비가 1미터 정도 된다. 밭 만들기는 처음 해보는 일이지만 어차피 두둑을 만들고 고랑을 파는 단순한 일이라 쉽게 보고 덤벼 들었지만 영 모양새가 시원찮았다. 앞쪽의 흙은 거름도 줘서 잘 파혔지만 뒤로 갈수록 돌도 많고 거의 맨땅 수준이라 땅 파기가 만만치 않았다. 1시간 정도 밭의 모양새를 만들고 비닐 멀칭을 했다. 멀칭은 안할까 하다가 뒤 부분의 일부를 빼고 비닐을 덮었다. 집에서 도보로 20분 정도의 거리에 있는 농장이니 심심찮게 가볼 수 있는 일거리가 생긴 셈이다. 와부에서 평당 백만원이 넘는 땅이라 하는데, 10평 정도만 사서 지속적으로 농사를 지으면 좋겠지만 누가 고만한 땅떼기만 팔겠는가.

 

예전에 매장관련 일을 할 때, 도봉의 한 임대인과 계약을 한 일이 있다. 외양은 완전 농사꾼 할아버지인데 연산군 묘 근처 그린벨트 지역의 엄청난 땅을 소유한 갑부 양반이었다. 젊은 시절부터 억척스럽게 땅을 사모아 농토를 넓혀온 이력이 얼굴에 씌여 있었다. 자수성가한 농부의 저력이랄까. 어차피 그린벨트로 묶여 대지로 전환이 안되니 주말농장이나 식당, 창고로나 활용되는 땅이라 투기꾼의 눈에는 붕 뜬 땅이겠지만, 요즘처럼 주말농장이나 텃밭에 관심이 고조되는 사회 분위기에서는 메마른 대지의 단비같은 땅이다.

 

지난 금요일에 갈월동, 동자동 지역에 두 번째로 공급 지원을 나갔다가 길이 비좁은 비탈 주택가에서 한 집을 못 찾아 헤매다가 어림 짐작으로 차를 언덕길 위로 올리며 돌다가 우연찮게 가려던 집을 찾았다. 갈월동의 이 비좁은 주택가 언덕길은 잘못 들어가면 후진으로 빠져 나와야 해서 차량의 운행이 거의 뜸하다. 그래서 서울의 웬만한 동네에서는 사라져 버린 아이들의 길놀이가 이런 동네에서는 아직도 살아 있었다. 개발 폭풍의 최일선이라 할 만한 용산에 이런 동네가 있다는 것에 다시 한번 놀라우면서도 반가웠다.

 

이번 어린이날은 어떻게 보내나 은근히 걱정도 됐는데, 교회의 도움으로 모처럼 홀가분한 하루를 보냈다. 어린이날이 아니라 어른의 날이 된 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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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문연습2

칸트 2012/05/01 22:39 Posted by 산사람

Eine Lehre von der Kenntnis des Menschen, systematisch abgafaßt(Anthropologie), kann es entweder in physiologischer oder in pragmatischer Hinsicht sein.

체계적으로 파악된, 인간의 앎에 관한 가르침(인간학)은 생리주의나 실용주의의 관점에서 다뤄질 수 있다.

-Die physiologische Menschenkenntnis geht auf die Erforschung dessen, was die Natur aus dem Menschen macht, die pragmatische auf das, was er, als frihandelndes Wesen, aus sich selber macht, oder machen kann und soll.

생리주의로 파악된 인간의 앎은 자연이 인간으로부터 만들어 놓은 것을 연구하는 것으로 나아가며, 실용주의로 파악된 그것은 자유로운 유로서 인간이 자기 자신으로부터 만든, 혹은 만들 수 있고 그래야만 하는 것을 연구하는 것으로 나아간다.

-Wer den Naturursachen nachgrübelt, worauf z.B. das Erinnerungsvermögen beruhen möge, kann über die im Gehirn zurückbleibenden Spuren von Eindrücken, welche die erlittenen Empfindungen hinterlassen, hin und her(nach dem Cartesius) vernünfteln ;

예를 들어 기억력에 관해 자연원인을 숙고하는 사람은 뇌에 잔류하는 인상의 흔적-불쾌한 감정을 뒤에 남기는-에 관해, 데카르트에 따르면 이런 저런 궤변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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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문연습1

칸트 2012/04/29 23:11 Posted by 산사람

Anthropologie in Pragmatischer Hinsicht(1798)

실용주의의 관점에서 본 인간학

 

Vorrede

 

Alle Fortschritte in der Kultur, wodurch der Mensch seine Schule macht, haben das Ziel, diese erworbenen Kenntnisse und Geschicklichkeiten zum Gebrauch für die Welt anzuwenden ;

인간이 자신의 학파를 형성하는 문화의 모든 진전들은, 그 획득된 인식과 숙련을 세계를 위해 사용하도록 지정된 목적을 갖는다.

aber der wichtigste Gegenstand in derselben, auf den er jene verwenden kann, ist Mensch : weil er sein eigener letzter Zweck ist.

그러나 적용할 수 있는 가장 중요한 대상은 인간이다. 왜냐하면 인간은 스스로가 자신의 최후 목적이기 때문이다.

-Ihn also, seiner Spezies nach, als mit Vernunft begabter Erdwesen zu erkennen, verdient besonders, Weltkenntnis genannt zu werden; ob er gleich nur einen Teil der Erdgeschöpfe ausmacht.

인간이 지상 창조물의 일부를 형성할지라도, 인식할 수 있는 이성을 부여받은 지상의 유로서 인간에게 세계인식이라는 것이 부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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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창 일요일(꽃들의 반응)

단상 2012/04/15 22:23 Posted by 산사람

요즘엔 일요일엔 간간히 술 마시곤 한다. 오히려 더 편하다. 예전 같으면 주저스러운 일이다. 일요일이란 월요일을 준비하는 정비의 시간으로 어정쩡했기 때문이다. 오후 4시에 한강 둔치에서 주변에 술을 마시는 일당은 우리 밖에 없었다. 대부분 가족들이고, 아이들과 엄마들의 표정은 밝은데 가장들의 얼굴은 그리 밝아 보이지 않는다. 어제라면 달랐을 것이다. 이건 쉬는게 쉬는 것이 아니다.

 

일요일이 다 가는 소리는 쉽게 가셔지지 않는다. 그러나  일요일은 이름처럼 충만한 하루다. 일상어에 대한 철학적 단상을 남긴 레비나스는 일요일에 대해서 자기 일상에만 충족하려는 삶의 고립을 말했다. <토지> 7권에서 혜관은 산을 산으로, 강을 강으로 보지 못하고, 오히려 자기 자신에만 침몰해 가는 수행을 비좁은 의식으로 폄하한다. 그 자기 자신은 그야말로 초라할 뿐인데, 왜 거기 침잔하냐는 것이다. 불교의 정통적 수행에 대한 반역같은 말이다. 불가는 오직 수기(修己) 외에 어디 타자를 염두할 수 있는가.

 

이번 19대 총선은, 어느 때부터 형성된 책임회피의 양당구조에서 나올 수 밖에 없던 조합 중에서도 다소 특이한 경우라고 본다. 양당구조에만 국민의 선택권이 집중되는 이상, 이 양당이 나라를 팔아 먹어도, 국민의 선택권은 구한말의 백성들처럼 없는 것이다. 역사적으로 새누리,민주통합을 중심으로 하는 이 땅의 상당수 지배층의 뿌리에는 일제 부역의 흔적이 뼛 속 깊숙이 숨겨져 있다. 변명할 수도 있다. 적을 알아야 적을 이길 수 있으니 그 때로서는 그 길이 결과적으로 최선의 길이기도 했다는 것이다. 그러니 청산은 없다. 제 힘으로 독립도 못했으니 청산도 제 힘으로  할 수 없는 것이다.

 

이번 총선에서도 돗보이는 또 다른 흐름은 정치권의 구태의연한 세대갈이로서의 세습 의회정치의 부상이다.  김정은의 3대 세습, 유력대권주자 박근혜에 대한 비판을 하기에는 민주통합당은 옹졸하다. 그 일부로 서울 중구에 나온 여당 세습 정치인을 야당 세습 정치 신인이 이겼다. 물론 아예 누구처럼 지역구까지 물려받은 세습 정치인보다는 한 수 위이지만, 세습을 하려면 자신의 출사표를 정정 당당히 걸기 위해  문성근처럼 사지로 뛰어들 수 있을 만한 열정을 보여야 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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